반응형 전체 글40 [책리뷰/시리즈/2회차]: <설국>을 읽다. – ②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 속의 이야기들이 깨어났다” 1. 첫 문장에 깃든 설국의 모든 것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雪國)이었다.”밤이 흰 눈으로 희미해지고, 기차는 작은 신호소 앞에 멈춰 선다. 맞은편 좌석의 여인이 다가와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찰나―찬 공기, 눈송이, 그리고 낯선 설경이 독자의 시야를 파고든다. 『설국』을 다 읽고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와 이 문장을 열댓 번쯤 곱씹다 보면, 긴 터널 사이로 빨려 들어가듯 순식간에 ‘눈의 나라’로 이송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일본 문학계가 ‘명문장’이라 부르는 이유도 그 압축성 때문이다. 불과 한 줄로 “현실 → 경계 → 환상”을 뛰어넘는 장면 전환, 독자 각자의 머릿속에서 무한히 확장되는 잔상―결국 첫 문장은 작품 전체의 미학을 미리 보여주는 거울이다. 지금도 일본 드라마, 만화, 광고에서.. 2025. 7. 21. [책리뷰/시리즈/1회차]: <설국>의 저자를 읽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대해 1. 어색한 일본 문학 도전기 나는 일본 고전 문학에 익숙하지 않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은 자주 접해보았지만, 일본 문학은 뭔가 낯선 느낌이었다. 내가 읽었던 일본 문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 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 몇 권 정도였다. 내가 읽었던 문학 서적들은 서구권 작품이 대부분이다. 서구 문학은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분위기가 매우 다채롭다. 발생하는 사건도 극적인 경우가 많다. 이런 문체와 스토리 덕에 서구 문학은 재미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자주 읽게 됐었다. 그 반면 지난 번 읽었던 나츠메 소세키 작가의 도 그랬지만 이번 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매우 차분했다. 작품 전체에서 큰 일이 아예 벌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구 문학의 극적인 내용 전개에 익숙해.. 2025. 7. 13. [소회] 양재역에서 마주한 풍경, 그리고 마음의 먹먹함 1. 낯선 공간, 반가운 얼굴들6월 12일 목요일, 양재에 있는 영산양재홀에서 열린 글로벌 커리어 특강에 참석했다. 개인 일정 때문에 강의 전체를 듣진 못했고, 아쉽게도 1시간 남짓만 머물렀다. 그럼에도 LinkedIn을 통해서만 연락하던 Michelle Minkyung Kim 님, Brian JY Yoo 님과 직접 인사 나눌 수 있었던 건 정말 반가운 일이었다. 강의 내용 역시 인상 깊었다. 하나의 직장에서 오래 머물며 고인물처럼 느껴지던 나에게, 지금의 커리어 트렌드를 새롭게 인식하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업무에 대한 시야가 확장되고, 다음 스텝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2. 광고 너머의 삶이번 특강을 계기로 처음 양재역을 방문하게 됐다. 지하철을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느낀 인상은 '깔끔함'.. 2025. 7. 13. [소회] 업무는 쌓이고, 보고는 몰리고…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대응했다 1. 네 명의 자리를 혼자 감당하며올해 내가 맡고 있는 일은, 작년까지만 해도 네 명이 함께 나눠서 수행하던 업무였다. 그런데 조직 개편과 인력 공백이 겹치면서 지금은 나 혼자 그 모든 업무를 감당하고 있다. 당연히 일이 버겁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히 '양'이 많은 것이 아니라 '질'까지 높다는 데 있다.내가 맡고 있는 핵심 업무는 다섯 가지다.사업 분석사업 전략 및 계획 수립제반 비용 관리현안 과제 관리KPI 관리그중에서도 사업 분석과 전략/계획 수립은 난이도가 단연 높다. 특히 C-Level 보고가 매달 최소 한 번 이상 있다 보니, 이 업무는 늘 긴장감과 압박 속에서 진행된다. 전략을 세우고 분석을 하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그 결과를 최고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2025. 7. 12. [책리뷰] 안네의 일기_안네 프랑크 어둠 속에서 찾는 희망 1. 들어가면서 「안네의 일기」 는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2차 세계대전 전쟁 중 2년 간의 은신처 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에 대해 안네 프랑크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한 일기장, ‘키티’ 를 편집하여 발간된 책이다. 이 책은 안네 프랑크 본인에 의해 발간된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안네 프랑크는 1945년 2월 말 또는 3월 초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은 안네의 사후, 유일한 생존자인 아버지 오토 프랑크에 의해 1947년에 발간되었다. 일기장이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조력자였던 미프 하이스의 기지 덕분이었다. 1944년 안네 일가의 은신처가 발각되고 안네를 포함한 은신처 동거인 8명이 수용소로 잡혀간 직후 미프 하이스가 안네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가.. 2025. 6. 11. [리뷰] 한옥 스튜디오 다온재 돌스냅 이용 후기 이번엔 일상 리뷰입니다.지난 1월이 제 아이 돌이어서, 소중한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돌스냅을 찍기로 결정했습니다.한복을 입는게 예쁠 것 같아서, 컨셉은 한복과 한옥으로 정하고 돌스냅 스튜디오를 수소문 했습니다. 한복&한옥 컨셉 돌스냅은 정말 많은 스튜디오에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대략 6~7개 업체를 최종 후보로 두었고, 그 중 최종 선택한 곳은 '다온재 한옥 스튜디오' 였습니다. 이 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스튜디오에서 제공하는 사진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였습니다.스튜디오를 알아보면서 발견한 가장 큰 차이점은 각 스튜디오들이 가지고 있는 사진의 분위기였습니다.어떤 곳은 너무 진중하고, 어떤 곳은 너무 가벼웠는데 '다온재'는 전체적인 사진의 느낌이 포근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 사.. 2025. 6. 5.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