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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시리즈/1화] 신곡_단테 : '단테와 중세 유럽'

by Forever_Student 2025.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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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와 신곡을 대표하는 지옥, 연옥, 천국의 모습에 대한 이미지
단테의 신곡은 중세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1. 「신곡」은 단테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서 시작되었다.

단테의 「신곡」 은 유럽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에게 언젠간 읽겠다고 생각했던 책 중 하나였다. 유럽 역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성경’이다. 로마시대 이후 ‘성경’이 유럽에 전파된 이래 거의 모든 유럽인들의 생각과 행동에 기반이 되어주는 것이 ‘성경’의 교리이다. 유럽엔 ‘성경’의 이야기를 다룬 서적들이 아주 많다.

 

「신곡」 도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신곡」 은 ‘성경’이 말하는 사람이 죽어서 갈 수 있는 곳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성경’에 따르면 사후 세계는 크게 세 곳이 존재하는데 연옥, 지옥, 천국이 바로 그것이다. 「신곡」 은 이 세 곳에 대해 아주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성경’의 이야기, 특히 예수와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많으나, 사후 세계에 대해 그린 책은 「신곡」 이 독보적이다. 그래서 내게 「신곡」 은 정말 기대되는 책이었고, 유럽인들의 사상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책이었다.

 

단테는 1265년 이탈리아 중부의 피렌체 공화국에서 태어났다. 단테는 9살이 되었을 때, 동갑내기 여성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나게 된다. 이후 베아트리체는 그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인물이 된다. 단테는 베아트리체에게 첫 눈에 반했지만, 평생의 동반자로 맞이하지는 못한다. 그녀가 24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때문이다. 그가 혼과 열정을 쏟았던 베아트리체가 일찍 사망했던 것은 그에겐 정말 큰 충격이었던 것 같다. 그는 그녀를 「신곡」 에서 천국의 길을 인도해줄 사람으로 등장시킨다.

 

단테는 1290년대에 피렌체와 피사를 중심으로 일어난 당파 싸움에 가담한다. 이후 1303년까지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한다. 그렇지만 당파 싸움에서 밀려 37세가 되던 1302년에 공직에서 면직되고 피렌체에서 추방당하게 된다. 추방당한 뒤 그는 창작활동에 매진하면서 고향인 피렌체를 그리워하지만 결국 피렌체로 돌아가지 못하고 타향인 라벤나에서 사망하게 된다.

 

신곡의 초반부로 단테가 어둠 속을 헤매고 있는 모습
「신곡」의 도입부, 단테가 어둠 속에 헤매고 있는 모습이다.

2. 「신곡」은 유럽인들의 사상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단테는 추방된 이후 창작활동에 전념했는데, 이 시기에 1308년부터 1320년까지 총 13년에 걸쳐 「신곡」 을 집필한다. 그는 신곡을 통해 그가 살았던 중세 시대 정신의 근간이었던 ‘기독교’의 사후세계를 노래했다. 「신곡」 은 단테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지옥에서 시작하여 연옥을 거쳐 천국으로 가는 여정을 노래하고 있다.

 

그는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을 각 층별로 돌아다니면서 각 층별 구조를 상세히 묘사하고, 그 층에 남아있는 유명인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신곡」 이 서양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후 세계를 각 단계별로 아주 상세히 묘사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도 이 책을 통해 중세 시대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사후 세계관에 대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신곡」 은 분명 기독교의 사후세계를 노래했지만, 단테 본인의 사상과 생각이 짙게 묻어있다. 이야기의시작부터 단테 자신의 당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지옥, 연옥, 천국의 각 층별로 만나는 유명인사들도 단테의 개인적인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지옥에서 만나는 이들 중 다수가 자신의 정적(政敵)이라는 점, 지옥의 입구에 위치한 림보(Limbo)라는 공간에 타 종교의 성인들이 모여 있는 점, 지옥의 파수꾼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로 구성된 점, 그리고 천국에서 자신을 인도하는 이가 자신이 사랑했던 베아트리체라는 점 등이 단테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신곡」 이 순수하게 기독교적인 사후세계만을 묘사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내용의 절반은 단테 자신의 상황에 대한 한탄, 자신을 고향에서 추방시킨 정적들에 대한 분노, 사랑했던 이의 요절에 대한 안타까움 등으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신곡」 이 다루고 있는 범위는 예술과 문학, 역사, 전설, 종교, 철학, 정치학, 천문학, 자연 과학 등 인간의 삶과 지식에 관계되어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각 분야에 관련된 당대 유명인사들이 지옥, 연옥, 천국에 걸쳐 등장하고 각자 자신이 다루었던 분야에 대해 단테와 이야기를 나눈다. 각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단테와 당대 유럽의 가치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3. 이 책에는 중세 종교관에 대한 중요한 철학이 담겨 있다.

「신곡」 에 등장하는 지옥과 연옥, 천국에서는 각 영역별로 그 곳에 존재하는 이들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 지옥은 살아있을 때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형벌을 받는 방식이다. 연옥에 있는 이들은 죄가 있긴 하나 용서받을 수 있는 수준의 죄를 저지른 이들이다.

 

 「신곡」 에서 특수한 공간은 바로 연옥이다. 연옥은 속죄의 과정을 통해 영혼을 정화시킴으로써 천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연옥이란 공간은 당시 억울한 이들에게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천국은 말 그대로 지상낙원이며, 이 곳에 거주하는 이들은 깨끗한 영혼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옥이나 연옥과 달리 축복 속에서 행복을 누리고 있다. 단테는 지옥과 연옥, 천국의 순으로 모든 구역을 돌아보고 천국에 도달해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중세 유럽인들이 생각하고 있던 종교관, 특히 죄와 벌, 선행에 대한 기준에 대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현대 사회의 각종 문제에 대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 다음화 : 지옥 편에서 전하는 핵심 메시지 '사람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가치는 중세나 현대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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