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10

[책리뷰/시리즈/2화] 신곡_단테 : '사람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가치는 중세나 현대나 같다.' 1. 단테는 어두운 숲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우리 인생길의 한중간에서나는 어두운 숲 속에 있었으니올바른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신곡」 은 단테가 어두운 숲에 홀로 남아 방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단테는 피렌체에서 정치 활동에 참여하여 최고 행정관까지 올라가는 등 인생 최고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당쟁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고 피렌체에서 추방당한다. 이후 그는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데, 그 방황의 시간에 이 책을 집필했던 것이 도입부에 반영되어 있다. 단테는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햇살이 비치는 곳으로 올라가려는 길에 표범, 사자, 암늑대가 길을 막기까지 한다. 마치 그가 피렌체에서 추방당한 뒤 방황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표현한 것 같았다. 햇살이 비치는 곳은 자신의 고향 .. 2025. 8. 5.
[책리뷰/시리즈/1화] 신곡_단테 : '단테와 중세 유럽' 1. 「신곡」은 단테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서 시작되었다.단테의 「신곡」 은 유럽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에게 언젠간 읽겠다고 생각했던 책 중 하나였다. 유럽 역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성경’이다. 로마시대 이후 ‘성경’이 유럽에 전파된 이래 거의 모든 유럽인들의 생각과 행동에 기반이 되어주는 것이 ‘성경’의 교리이다. 유럽엔 ‘성경’의 이야기를 다룬 서적들이 아주 많다. 「신곡」 도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신곡」 은 ‘성경’이 말하는 사람이 죽어서 갈 수 있는 곳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성경’에 따르면 사후 세계는 크게 세 곳이 존재하는데 연옥, 지옥, 천국이 바로 그것이다. 「신곡」 은 이 세 곳에 대해 아주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성경.. 2025. 8. 3.
[책리뷰] 빌더스 코드_원미영_AI시대, 커리어의 방향성을 제시하다. 1. 야근에 찌들어있는 김대리, 그것은 바로 나였다.2025년 상반기, 나의 회사 생활을 한 마디로 말하면 '야근'의 연속이었다. 매일 남들보다 30분 일찍 출근해서 1시간 늦게 퇴근했고, 집에 오면 돌이 지난 아들 육아를 하다가, 아이가 자면 다시 야근을 했다. 새벽 1~2시까지 야근은 기본이었고, 어떤 날은 새벽 4시까지 한 적도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은 전략기획, 경영관리 및 경영지원 업무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 개 팀에서 네 명이 하던 일을 올해는 혼자 하고 있다. 올해 초 작년에 있던 조직이 성과 부진을 이유로 해체되고, 당시 그 조직에 있던 선임 팀원 한 명과 나 이렇게 두 명이 임원 직속 조직으로 발령받았다. 두 명이서 전략기획과 경영관리, 경영지원을 하는 것도 벅찬데, 그나마도 선임 팀.. 2025. 7. 30.
[책리뷰/시리즈/2회차]: <설국>을 읽다. – ②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 속의 이야기들이 깨어났다” 1. 첫 문장에 깃든 설국의 모든 것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雪國)이었다.”밤이 흰 눈으로 희미해지고, 기차는 작은 신호소 앞에 멈춰 선다. 맞은편 좌석의 여인이 다가와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찰나―찬 공기, 눈송이, 그리고 낯선 설경이 독자의 시야를 파고든다. 『설국』을 다 읽고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와 이 문장을 열댓 번쯤 곱씹다 보면, 긴 터널 사이로 빨려 들어가듯 순식간에 ‘눈의 나라’로 이송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일본 문학계가 ‘명문장’이라 부르는 이유도 그 압축성 때문이다. 불과 한 줄로 “현실 → 경계 → 환상”을 뛰어넘는 장면 전환, 독자 각자의 머릿속에서 무한히 확장되는 잔상―결국 첫 문장은 작품 전체의 미학을 미리 보여주는 거울이다. 지금도 일본 드라마, 만화, 광고에서.. 2025. 7. 21.
[책리뷰] 안네의 일기_안네 프랑크 어둠 속에서 찾는 희망 1. 들어가면서 「안네의 일기」 는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2차 세계대전 전쟁 중 2년 간의 은신처 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에 대해 안네 프랑크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한 일기장, ‘키티’ 를 편집하여 발간된 책이다. 이 책은 안네 프랑크 본인에 의해 발간된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안네 프랑크는 1945년 2월 말 또는 3월 초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은 안네의 사후, 유일한 생존자인 아버지 오토 프랑크에 의해 1947년에 발간되었다. 일기장이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조력자였던 미프 하이스의 기지 덕분이었다. 1944년 안네 일가의 은신처가 발각되고 안네를 포함한 은신처 동거인 8명이 수용소로 잡혀간 직후 미프 하이스가 안네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가.. 2025. 6. 11.
[책리뷰] 순수의시대_이디스워튼, 사회적 테두리 속 순수의 잔재에 대해 1. 도화지, 그리고 순수 여기 하얀 도화지가 있다. 소유자는 이 도화지가 너무 소중했다. 그는 도화지의 하얀 색이 변하지 않도록 금빛 케이스에 넣어두고 이따금 열어서 눈으로 보기만 할 뿐, 도화지에 어떤 행위도 하지 않았다. 케이스에서 도화지를 열어 보던 어느 날, 그는 창밖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새로운 도화지를 발견한다.   그 도화지에는 풍경화가 그려져 있었다. 풍경화는 유럽의 화려한 도시를 묘사하고 있었다. 그림 우측 귀퉁이에 그려진 커다란 교회 옆에 프랑스 국기가 그려진 걸 보니 아마도 프랑스의 어느 소도시 같았다. 자신이 동경하고 있던 낭만의 국가 프랑스에 대해 그려진 그 도화지가 마음에 들었다. 풍경화가 그려진 도화지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쳤다. 그는 이 도화지를 자신의 소유로 만들고 .. 2025.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