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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책리뷰/시리즈/4화] 신곡_단테 : '단테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희망이 아닐까.'

by Forever_Student 2025.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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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의 천국편에서 나오는 천국에 대한 이미지
「신곡」에서 그리는 천국은 연옥이나 지옥과 달리 평등한 모습을 하고 있다.

 

1. 천국은 모든 이들이 평등한 축복과 행복을 누리는 곳이다.

연옥의 마지막 층을 통과한 단테는 이마에 새겨진 모든 낙인이 지워지고 영혼이 깨끗하게 정화됨을 느낀다. 이윽고 하늘에서 베아트리체가 나타나 그를 천국으로 데려간다. 지옥과 연옥을 함께 했던 베르길리우스는 기독교의 교리를 몰랐던 시절에 활동했기 때문에 천국으로 향하지 못하고 연옥에서 단테와 헤어지게 된다.

천국은 지옥이나 연옥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거나,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형태가 아니었다. 천국에 있는 영혼들은 모두 평등한 축복과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다만 단테에게 각 영혼들이 축복받고 행복을 누리는 이유를 구분해주기 위해 총 10개의 원형으로 천국을 구성해 설명해준다. 1영역부터 9영역까지는 천사들이 존재하는 곳이었고, 10영역은 하느님이 계시는 곳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각 영역은 단테가 이해하기 쉽도록 원의 모양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 형태는 중세 유럽인들이 가지고 있던 우주에 대한 생각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 유럽인들은 하늘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지동설을 믿고 있었다. 지동설은 하늘에 별들이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다는 사상이다. ‘신곡‘에서 천국편에 나오는 각 영역들은 이 지동설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당시 유럽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우주의 모습이 어떤 것일이 알 수 있다.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천국을 여행하는 모습
단테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아 천국을 여행한다.

2. 단테의 여정은 자신의 소망을 이루며 마무리된다.

각 영역은 00천으로 이름지어지고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화염천, 월성천, 수성천, 금성천, 태양천, 화성천, 목성천, 토성천, 항상천, 마지막 원동천의 순서이다. 화염천은 천사들이 머무는 천국을 연옥과 지구로부터 구분해주는 불길이다. 월성천은 달을 뜻하는 것으로, 착하지만 끝까지 충실하지는 못했던 이들이 머루는 곳이다. 수성천은 수성을 의미하고, 야심있는 자들이 머무르고 있다. 

 

금성천은 사랑에 불타올랐던 자들이 머무르고, 태양천은 지혜로운 자들이 머무른다. 화성천에는 용기있던 자들이 머무르고, 목성천에는 정의로운 자들이 머무르고 있는 구역이다. 토선천은 깊은 사색에 빠진 이들이 존재하고, 항성천에는 기독교의 관점에서 악이라 규정되는 존재와 싸워서 승천한 이들이 머무른다. 

이 항성천에는 초대 교황, 야곱, 사도 요한 등 성서에 나오는 이들이나 기독교 역사상 위인들이 존재한다. 마지막 원동천은 ‘신곡’에 따르면 물리적 우주의 마지막 영역으로 이 곳엔 최고품의 천사들이 존재한다. 이렇게 9개 영역을 모두 지나고나면 마지막 영역이 존재하는데 이 곳이 하느님의 영역이고 천국 그 자체인 곳이라고 말한다. 단테는 9영역까지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아 이동하고, 마지막 10영역인 하느님의 영역에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빛에 감싸진다. 

 

단테는 마지막 10영역에서 하느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자신이 가진 언어로는 그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윽고 그는 빛에 감싸지고 자신의 소망을 이루었다고 말하며 ‘신곡’의 모든 노래를 마무리한다.

 

오, 말이란 얼마나 짧고 내 생각에 비해
얼마나 빈약한지! 내가 본 것을 <조금>
말한다는 것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나
< 천국편, 제 33곡 121~123 > 

3. 단테가「신곡」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희망'이 아닐까.

천국편은 내용과 구성이 하느님과 기독교의 교리에 대한 찬양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선 그 내용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부터 들었다. 나는 기독교인도, 천주교인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당시 중세인들이 가지고 있던 세계관, 그리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한 관점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었더니 천국편의 내용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단테의 ‘신곡‘은 중세시대, 특히 십자군 원정과 전염병 등으로 힘들게 살고있던 13~14세기의 유럽인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었을 것이다. 문맹율이 매우 높아 모두가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성직자를 통해 지옥, 연옥, 천국를 알고 가족들이 억울한 누명, 죽음 등을 당해 가슴 아파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을 것이다.

 ‘신곡‘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말해준다. 가장 의미있는 것은 ‘희망’에 대한 것이다. 연옥편에서는 죄를 짓긴 했지만 속죄를 통해 용서를 받고 천국으로 올라갈 수 있다.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 역시 하루에도 수차례 잘못을 저지르고, 실패를 경험한다. 잘못을 저지르고, 실패를 경험했다고 삶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재기의 기회가 없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연옥의 각 층을 올라가며 속죄의 시간을 가지는 사람들처럼,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다시 도전하면 될 일이다. 우리 주변에 만연해있는 ‘완벽주의’ 가 실패와 잘못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관용의 마음을 갖고 재도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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