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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11

[책리뷰/시리즈/2화] 신곡_단테 : '사람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가치는 중세나 현대나 같다.' 1. 단테는 어두운 숲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우리 인생길의 한중간에서나는 어두운 숲 속에 있었으니올바른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신곡」 은 단테가 어두운 숲에 홀로 남아 방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단테는 피렌체에서 정치 활동에 참여하여 최고 행정관까지 올라가는 등 인생 최고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당쟁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고 피렌체에서 추방당한다. 이후 그는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데, 그 방황의 시간에 이 책을 집필했던 것이 도입부에 반영되어 있다. 단테는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햇살이 비치는 곳으로 올라가려는 길에 표범, 사자, 암늑대가 길을 막기까지 한다. 마치 그가 피렌체에서 추방당한 뒤 방황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표현한 것 같았다. 햇살이 비치는 곳은 자신의 고향 .. 2025. 8. 5.
[책리뷰/시리즈/1화] 신곡_단테 : '단테와 중세 유럽' 1. 「신곡」은 단테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서 시작되었다.단테의 「신곡」 은 유럽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에게 언젠간 읽겠다고 생각했던 책 중 하나였다. 유럽 역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성경’이다. 로마시대 이후 ‘성경’이 유럽에 전파된 이래 거의 모든 유럽인들의 생각과 행동에 기반이 되어주는 것이 ‘성경’의 교리이다. 유럽엔 ‘성경’의 이야기를 다룬 서적들이 아주 많다. 「신곡」 도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신곡」 은 ‘성경’이 말하는 사람이 죽어서 갈 수 있는 곳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성경’에 따르면 사후 세계는 크게 세 곳이 존재하는데 연옥, 지옥, 천국이 바로 그것이다. 「신곡」 은 이 세 곳에 대해 아주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성경.. 2025. 8. 3.
[책리뷰/시리즈/3회차]: <설국>을 읽다. – ③  “일본에 설국의 아름다움이 있듯, 우리에게도 풍류라는 아름다움이 있다.” 1. 풍류로 빚은 ‘한국다움’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으로 패전 후 침체돼 있던 자국민에게 자긍심을 불어넣었듯, 우리에게도 세계 앞에 내세울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다. 일본이 차분함과 잔잔함으로 자국의 미를 규정했다면, 한국의 미는 흥겨운 장단과 뜨거운 에너지에서 출발한다. 그 뿌리는 '풍류'이다. 삼국 시대부터 이어진 잔치 문화는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는 DNA를 우리에게 심어 놓았다. 오늘날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한류 역시 이 풍류 정신이 현대적으로 변주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 K-Culture, 전 세계를 춤추게 하다 BTS·블랙핑크 같은 K-Pop 아이돌은 영어권·비영어권을 가리지 않고 수억 명의 마음을 움직인다. 각국 팬들은 한국어 가사를 통째로 외우고 댄스 .. 2025. 8. 1.
[책리뷰] 빌더스 코드_원미영_AI시대, 커리어의 방향성을 제시하다. 1. 야근에 찌들어있는 김대리, 그것은 바로 나였다.2025년 상반기, 나의 회사 생활을 한 마디로 말하면 '야근'의 연속이었다. 매일 남들보다 30분 일찍 출근해서 1시간 늦게 퇴근했고, 집에 오면 돌이 지난 아들 육아를 하다가, 아이가 자면 다시 야근을 했다. 새벽 1~2시까지 야근은 기본이었고, 어떤 날은 새벽 4시까지 한 적도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은 전략기획, 경영관리 및 경영지원 업무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 개 팀에서 네 명이 하던 일을 올해는 혼자 하고 있다. 올해 초 작년에 있던 조직이 성과 부진을 이유로 해체되고, 당시 그 조직에 있던 선임 팀원 한 명과 나 이렇게 두 명이 임원 직속 조직으로 발령받았다. 두 명이서 전략기획과 경영관리, 경영지원을 하는 것도 벅찬데, 그나마도 선임 팀.. 2025. 7. 30.
[책리뷰/시리즈/2회차]: <설국>을 읽다. – ②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 속의 이야기들이 깨어났다” 1. 첫 문장에 깃든 설국의 모든 것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雪國)이었다.”밤이 흰 눈으로 희미해지고, 기차는 작은 신호소 앞에 멈춰 선다. 맞은편 좌석의 여인이 다가와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찰나―찬 공기, 눈송이, 그리고 낯선 설경이 독자의 시야를 파고든다. 『설국』을 다 읽고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와 이 문장을 열댓 번쯤 곱씹다 보면, 긴 터널 사이로 빨려 들어가듯 순식간에 ‘눈의 나라’로 이송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일본 문학계가 ‘명문장’이라 부르는 이유도 그 압축성 때문이다. 불과 한 줄로 “현실 → 경계 → 환상”을 뛰어넘는 장면 전환, 독자 각자의 머릿속에서 무한히 확장되는 잔상―결국 첫 문장은 작품 전체의 미학을 미리 보여주는 거울이다. 지금도 일본 드라마, 만화, 광고에서.. 2025. 7. 21.
[책리뷰/시리즈/1회차]: <설국>의 저자를 읽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대해 1. 어색한 일본 문학 도전기 나는 일본 고전 문학에 익숙하지 않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은 자주 접해보았지만, 일본 문학은 뭔가 낯선 느낌이었다. 내가 읽었던 일본 문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 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 몇 권 정도였다. 내가 읽었던 문학 서적들은 서구권 작품이 대부분이다. 서구 문학은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분위기가 매우 다채롭다. 발생하는 사건도 극적인 경우가 많다. 이런 문체와 스토리 덕에 서구 문학은 재미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자주 읽게 됐었다. 그 반면 지난 번 읽었던 나츠메 소세키 작가의 도 그랬지만 이번 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매우 차분했다. 작품 전체에서 큰 일이 아예 벌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구 문학의 극적인 내용 전개에 익숙해.. 2025.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