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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회] 업무는 쌓이고, 보고는 몰리고…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대응했다

by Forever_Student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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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가 밀려올 때, 우리는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1. 네 명의 자리를 혼자 감당하며

올해 내가 맡고 있는 일은, 작년까지만 해도 네 명이 함께 나눠서 수행하던 업무였다. 그런데 조직 개편과 인력 공백이 겹치면서 지금은 나 혼자 그 모든 업무를 감당하고 있다. 당연히 일이 버겁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히 '양'이 많은 것이 아니라 '질'까지 높다는 데 있다.

내가 맡고 있는 핵심 업무는 다섯 가지다.

  1. 사업 분석
  2. 사업 전략 및 계획 수립
  3. 제반 비용 관리
  4. 현안 과제 관리
  5. KPI 관리

그중에서도 사업 분석과 전략/계획 수립은 난이도가 단연 높다. 특히 C-Level 보고가 매달 최소 한 번 이상 있다 보니, 이 업무는 늘 긴장감과 압박 속에서 진행된다. 전략을 세우고 분석을 하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그 결과를 최고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그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던 것이 바로 지난 6월이었다. 한 주 사이에 본부장 보고, CEO 보고, 지주사 보고가 연달아 잡힌 것이다. 원래 계획되어 있던 보고는 본부장 보고 하나뿐이었지만, CEO와 지주사 보고는 2~3주를 남기고 급하게 일정이 확정되었다. 세 건 모두 중요하고 시급한 일들이었고, 주제도 전부 달랐다. 본부장 보고는 하반기 운영 전략, CEO 보고는 2025년 사업 예측과 2026년 중장기 계획, 지주사 보고는 고객 가치 창출 과제의 현황 정리였다.

당연히 멘붕이 왔다. 보고는 하루 이틀 간격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보고 대상자는 모두 내 직속 임원이었다. 결과적으로 6월 한 달간 나는 매일 새벽 2시에 퇴근했고, 주말도 거의 반납했다. 아이 덕분에 간신히 몇 번의 주말을 챙길 수 있었을 뿐이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정신적으로도 꽤 힘든 시기였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2. 보고가 몰려올 때, 어떻게 우선순위를 잡을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나는 우선순위를 '일정 기준'으로 설정했다. 가장 먼저 다가온 보고부터 차례대로 준비한 것이다. 동시에 각 보고 주제에 가장 적합한 협업 조직을 찾는 데 집중했다.

첫 번째 보고는 본부장 보고였다. 이때는 영업/마케팅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 나는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전략에 대한 큰 방향성을 제시했고, 구체적인 실행 과제를 영업/마케팅 조직에서 제안받아 함께 보고서를 완성했다.

두 번째는 CEO 보고였다. 상위 조직의 기획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을 통해 CEO가 갖고 있는 방향성과 기대치를 전해 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 조직의 포지션을 정리할 수 있었다. 자료도 함께 만들었고, 내 임원과 함께 밑그림을 그리며 메시지를 조율했다.

마지막은 지주사 보고였다. 고객 가치 관점의 보고서는 일반적인 사업 관점과 완전히 결이 다르다. 같은 내용이라도 고객 중심의 언어와 논리를 사용해야 하므로, 컨설팅 조직의 전문적인 도움이 절실했다. 실제로 A라는 전략이 고객에게 가치가 있다고 믿었지만, 내부 중심의 사고였던 경우도 있었다. 이 부분은 외부 전문가의 검증을 통해 보완했다.

이렇게 보고 일정에 따라 순서를 정하고, 조직 간 협업을 유연하게 조율하면서 결국 모든 보고를 제시간에 마칠 수 있었다. 돌아보면, 보고의 질도 나쁘지 않았고, 각 조직과의 협업도 매끄러웠다.

 

3. 기본기가 위기를 막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런 상황을 마주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조직에서 일하다 보면 또 다시 유사한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래서 나는 이 경험을 통해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

 

계획이 없을 때일수록 '기본기'가 중요하다.


조직 간 관계, 평소의 자료 관리, 임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라인, 주요 보고서의 뼈대 등을 미리 잘 정리해두면 급박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 또 하나 느낀 점은, 일을 혼자 한다고 해서 모든 걸 혼자 감당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협업과 분업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다시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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